기후 변화로 극심한 피해를 보는 지역은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에 집중돼 있으며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들은 비교적 피해에서 벗어나 있다는 새로운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세계적인 위험 정보를 기업에 제공하는 영국의 메이플크로프트사는 166개 국가를 대상으로 수십개 항목에서 온난화 대처 능력을 측정한 기후변화취약도지수(CVI)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소말리아와 아이티, 아프가니스탄이 CVI 선두를 차지했으며 `극도로 위험한' 28개국 가운데 22개국이 아프리카 국가로 나타났다.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도 이들과 비슷한 고위험군에 속했으며 파키스탄과 인도도 뒤를 바짝 따랐다.
반면 노르웨이와 핀란드, 일본, 캐나다, 뉴질랜드는 부(富)와 우수한 행정, 효율적인 생태 관리와 높은 자원 안전성 덕분에 환경 피해에서 가장 멀리 벗어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선진국 가운데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큰 미국과 호주는 최저위험 15개국에 포함돼 있다.
저위험군에 속하는 41개 국가 중 칠레와 이스라엘을 뺀 나머지는 유럽과 아라비아 반도 국가로 나타났다.
메이플크로프트사의 수석 환경 위험 분석가 피오나 플레이스는 일본의 위치가 이처럼 안정적인 것은 고도로 개발된 인프라와 안정된 정치 경제 제도, 그리고 식량과 물 안정성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하지만 수입선이 다변화돼 있어 위험이 분산돼 있으며 이밖에도 잘 관리된 숲 등 생물다양성이 비교적 풍부하고 인위적인 토양 침식이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정반대로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많은 빈곤국 인구 고밀도 현상과 토양 침식 때문에 작물 재배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레이스는 그러나 일본도 해안 지역에 고도로 밀집한 인구가 해수면 상승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는 약점을 안고 있지만 "일본은 기후 변화 취약성 문제를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수면 상승으로 위협받는 또 다른 나라는 방글라데시로 1억5천만명이 해안 저지대 삼각주에 몰려 살고 있다.
이른바 BRIC 국가인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가운데 고위험군에 속하는 나라는 인도뿐인데 이는 인구 밀집과 자원 안보 위험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과 브라질은 `중간 위험군'으로, 러시아는 저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밖에 투발루와 몰디브 같은 작은 섬나라들은 순위 집계에서는 빠졌으나 해수면 상승으로 문자 그대로 떠내려갈 위험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CVI는 경제와 정부 제도, 빈곤과 개발, 생태계, 자원 안보, 인프라 대비 인구밀도 등 33개 항목을 근거로 집계됐으며 해수면 상승과 농업 및 숲 자원 부실관리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저작권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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