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러시아의 영구 동토대가 녹아 석유 및 가스 회사들에 연간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안겨주고 있으며 러시아 영토도 줄어들고 있다고 그린피스가 20일 밝혔다.
그린피스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베리아 서부 영구 동토대의 변화로 파손되는 인프라 및 파이프라인 복구에 연간 550억루블(19억달러)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내 그린피스 에너지 프로그램 책임자 블라디미르 추프로프는 "영구 동토대가 녹아 가장 큰 위협을 받는 것은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의 인프라"라고 지적하고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 관계자들은 실제로 이런 현실을 목격하고 경제적 파급 효과를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영토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시베리아 영구동토대에는 20개 도시와 수십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으며 러시아 최대의 1차상품 수출지역이기도 하다.
보고서 저자 중 한 명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영수리연구소의 올레그 아니시모프는 최근 러시아의 영구 동토대 해빙 속도가 빨라지면서 해안 지대의 얼음 땅이 녹아 연간 30㎢의 영토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단순히 경제와 인프라의 문제가 아니라 지정학적 문제이기도 하다. 이는 러시아 영토의 상실을 의미한다"고 강조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해안 지대 축소 속도는 5~6배 빨라졌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의 또 다른 저자인 세르게이 키르포틴은 그러나 영구동토대 해빙이 가져오는 가장 큰 위협은 묻혀 있던 수십억t의 메탄가스를 방출해 강력한 온난화 가속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자들은 태양열을 가둬 놓는 효과 면에서 메탄이 이산화탄소보다 20배나 강력한 온실가스라고 보고 있다.
키르포틴은 이전에는 1년 내내 얼어 있던 호수 가장자리의 영구동토대가 녹아 복잡한 사이클을 만든다면서 얼어 있던 썩은 식물과 동물 사체 등 유기물질이 호수로 흘러들어 메탄가스를 형성하고 이것이 녹으면 표면으로 올라와 대기 중에 방출된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코펜하겐 기후 정상회담에 앞서 오는 23일 이 보고서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제출할 계획이다.
이 보고서는 많은 러시아 과학자들이 러시아가 온난화의 덕을 보는 것으로 생각해 이 문제에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는 가운데 발표됐다.
저작권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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